청년들 상경 이유 있었다, 소득 23% 늘어

수도권 외 지역 청년들이 높은 주거비·생활비에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일터를 옮기는 이유는 그래도 벌이가 눈에 띄게 낫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데이터처와 지방시대위원회는 3일 이런 내용의 ‘청년 인구 이동에 따른 소득 변화 분석’ 보고서를 내며, 극심한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비수도권 거점 도시 5곳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엔 비수도권에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로 일하다가 2023년 수도권으로 일터를 옮긴 15~39세 청년의 2023년 평균 소득은 2996만원으로 비수도권에 있던 전년보다 22.8% 증가했다. 소득 증가세가 2년 동안 줄곧 비수도권에서 일했던 청년(12.1%)의 거의 2배다. 비수도권은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광역시·전남, 충청권(충북·충남·세종) 등 4개 지역을 뜻한다. 일자리 이동이 적은 강원·전북·제주는 빼고 조사했다.

◇지방서 올라온 女, 男보다 소득 증가율 더 높아

수도권행을 택한 청년 3명 중 1명꼴인 34.1%는 계층 상승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계층 상승은 1분위(소득 하위 20%)~5분위(상위 20%)로 나뉘는 소득 분위가 한 단계 이상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소득 계층이 하락한 비율(19%)의 1.8배에 달했다.

또 수도권행 여성 청년의 소득 증가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여성의 1년간 소득 증가율은 25.5%로 남성(21.3%)을 4%포인트 넘게 웃돌았다. 비수도권 양질의 일자리는 주로 자동차·중공업·석유화학 등 제조업 분야 일자리라 여성들의 진입 문턱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소득 계층 상승에 성공한 비율도 여성(34.9%)이 남성(33.4%)보다 높았다.

2023년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의 2022년 종전 일터 소재지별로 보면 대구·경북 출신 청년의 소득 증가율이 3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주·전남(28%), 부산·울산·경남(25.1%), 충청권(17.9%) 등의 순이었다.

청년의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임금·산업 격차에서 비롯됐다는 게 데이터처 분석 결과다. 수도권과 대구·경북,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등 5개 지역 내에서 일터를 옮긴 청년의 2022년 대비 2023년 평균 소득 증가율은 13.2%에 그쳤다. 수도권이든 충청권이든 권역을 바꿔 일자리를 옮긴 경우는 소득 증가율이 15.6%로 더 높았다.

데이터처와 지방시대위는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도권, 충청권, 대구·경북,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 등) 5극(極) 권역 내 거점 도시를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해 권역 내 인구 이동이 원활히 이뤄지는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하려 전국 모든 시도를 두루 육성하기보다는 지역별로 특정 도시를 집중적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